본문 바로가기

krew story/our story

#영어이름

 

카카오커머스 크루들에게 ‘최솔’이라는 한글 이름보다 ‘그웬 (Gwen)’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불리는 게 익숙한 나는 지난 2016년에 카카오의 P&C 팀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8년 하반기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부문이 <카카오커머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분사할 때 우리 커머스 크루들과 함께 현재의 조직으로 이동했다. 나는 지금 카카오커머스 P&C팀에서 조직문화와 성장을 담당하고 있는 ‘Gwen’이다. 나와 친한 크루들은 나를 ‘그웨니’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며, 종종 회사 밖 친구들도 ‘최그웬’이라고 부른다.

 

카카오커머스의 크루로서 나는 최솔이 아닌 Gwen이라 불리는 게 편하고 좋다.

카카오 공동체는 모두 영어 이름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는 카카오 공동체, 그리고 우리 카카오커머스의 멋진 조직문화의 하나인 ‘수평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 카카오커머스는 임직원을 ‘크루(Krew)’라고 부른다. 카카오(kakao) 행성에 사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한 항해 중인 크루(Crew)라는 뜻이다. 우리 크루들은 직급이 없고 직책만 있다. 크루에게 ‘계급’을 부여해서 상하 관계를 만들지 않고 본인의 역할에 따라 ‘직책’이 있을 뿐이다.

나의 조직장인 Bradley는 카카오커머스의 인사/총무를 총괄하는 P&C 팀장이다. 우리 회사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과 같이 순서에 따라 승진하는 제도가 아니기에 Bradley에게도 부장님이나 상무님 같은 직급은 없다.

Bradley와 나는

“Gwen, 커피 마셨어요?” 
“Bradley, 제가 보낸 메시지 보셨어요?” 
이렇게 소통한다.


나는 Bradley를 팀장님이라 부르지 않으며, 팀 선배인 Elin과 Jason을 선배님이나 차장님이 아닌 Elin과 Jason이라고 부른다.

카카오커머스의 대표이사인 Simon과 대화할 때 대표님이 아닌  Simon이라 부를 수 있다.  Simon이 어떠한 메시지를 주셨을 때 동료들에게 ‘Simon께서’라 표현하지 않고 ‘ Simon이 OO라고 했다’라고 말한다. 뉴 크루(New Krew = 신규입사자) 들은 이런 소통 방식을 보며 많이 놀란다고 한다. 이 호칭과 표현에서 오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가진 힘은 엄청나다. 나와 같은 주니어 크루는 회의 중에 조금 더 편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서로의 나이를 신경 쓰지 않다 보니 조금 더 친하게 지낼 수도 있다. 업무를 하며 상대방에게 가질 수 있는 ‘불편함’이 80% 이상 줄어든다고 자신 있게 인정한다. 또한 비슷한 또래의 크루들끼리 마치 대학 캠퍼스에 다니는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것도 이 ‘영어 이름’ 덕분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영어 이름을 사용하며 수평 커뮤니케이션을 하기에 좋은 동료들끼리 서로를 신뢰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과거 이런 사례를 들었다. 어떤 뉴크루가 카카오커머스의 ‘수평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오해해서 ‘수평 문화’라 생각하며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수평 커뮤니케이션은 수평 문화가 맞다. 우리의 수평 문화는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버리고 상대방을 나의 아랫사람처럼 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타인을 아랫사람처럼 대하는 순간 이미 수평이 아니다. 영어 이름을 부르며 친구처럼 서로를 부른다는 것만으로 상대방에 대해 언어적으로 심한 말을 쉽게 하거나, 회의 중에 다른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말싸움을 하는 것은 우리가 지향하는 수평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매우 다행히 우리 크루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우리의 문화를 사랑하기에 현재 카카오커머스에 위에 언급한 것 같이 우리의 문화를 왜곡되게 받아들이는 크루는 없다.

주변 사람들, 그리고 나와 같은 인사 업무를 하는 지인들은 모두 카카오 공동체의 문화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질문도 많이 받고, “정말 그게 다 지켜져?”라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그럼 나는 편하게 얘기한다. “물론 여기도 회사야. 근데 대한민국에 카카오커머스 같은 회사는 없을 거야. 나는 내가 그웬이라서 좋아.”

과거 카카오에 입사한 첫날이 생각난다. 온보딩 종료 후 같은 조직 크루들끼리 열정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회의를 참관했다. 한 사람은 나의 조직장이고 다른 한 명은 내 또래의 주니어 크루였다. 젊은 크루가 조직장에게 망설임 없이 의견을 말하고 그들은 열정적으로 소통했다. 나는 처음엔 그들이 싸우는 것이라 오해했다. 하지만 회의가 종료되었을 때엔 웃으며 “Dan, 커피 마실래?” “Jake가 사주세요” 말한다. 그때 영어 이름이 가진 장점을 확신했다.


나는 카카오커머스의 ‘Gwen’이라 불려서 행복하다. 회의에서 나보다 5년, 10년 이상 회사 생활을 오래 한 크루들과 의견을 주고받는다. 나와 다른 의견을 들었을 때 그 의견을 존중하면서 또 나의 의견을 말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내 동료 크루들은 이야기를 들어준다. 사람이기에 서로 다른 의견에 기분 상하기도 하지만 회의가 종료되었을 때 “Gwen. 오늘 얘기한 거 정리해서 공유해줄래요?”라는 말을 들으며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

내가 ‘최솔 대리’라고 딱딱하게 불리지 않고 ‘Gwen’이라 불리기에 가능한 감정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층에서 생활하며 다른 부서의 많은 크루들과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익힐 수 있다. 우리는 복도에서 마주칠 때 반갑게 인사하며 서로의 영어 이름을 부른다. 그 순간 우리 크루들의 에너지를 느낀다.


앞으로도 최솔보단 Gwen이라 불리길 희망하면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언젠가 또 다른 크루 OOO라고 부를 수 있길 바란다.

'krew story > our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피스  (0) 2020.02.21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  (0) 2020.02.19
#안식휴가  (0) 2020.02.19
#평가제도 폐지  (0) 2020.02.19
#컬쳐 딜  (0) 2020.02.19
#영어이름  (0) 2020.02.19